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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독서

끌리는 컨셉의 법칙

inspirit941 2018.05.10 22:27



180428



사고를 규정하는 언어의 힘, 이성보다 먼저 사람을 지배하는 감성의 힘에 주목한 마케팅 서적.
겉표지는 휘황찬란하지만 내용은 파편화되어 흩어져 있다.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 이해를 주장하면서도, 소비자의 처지를 이해하기보다는 그들의 수요를 조종하는 방법도 논한다. 통일성이 없는 책


마케팅 서적은, 시판되는 몇 권 정도만 읽으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지식은 거의 다 습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진심을 담아 소비자를 이해하라는 마케터의 글도,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하는 마케터의 책도 읽어보았다. 두 가지 방법 다 정답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마케터와 제품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형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마케팅 서적을 쓰려면 두 가지를 어중간하게 다루기보다는 둘 중 하나의 관점을 선택해 깊이 있게 풀어낸 책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책은 둘 중 어느 노선을 정확히 선택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 - 소비자의 행동에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가치를 끌어낼지 고민하는 - 그리고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모든 방법 - 오감을 이용하건, 언어로 규정하건 -을 모두 설명하려 했다. 예컨대 책머리에서는 ‘인간의 행동에 이유 없는 행동은 없다’라는 쇼펜하우어의 표현을 인용하면서 ‘왜 소비자는 이 제품을 구매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10장 ‘색형동물촉’에서는 인간의 오감을 활용해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 일종의 조종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소비자의 진심을 얻는 방법을 쓴 마케팅 서적만 해도 한 트럭은 될 것이고, 반대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조종해서 원하는 바를 얻는 마케팅 서적도 한 트럭은 나올 것이다. 두 가지 내용을 동시에 서술할 거라면, 두 개의 상반되는 전략을 아우를 수 있는 거대한 원칙이나 준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전략에 집중한 책이 보통 더 깊고 상세히 서술하기 때문에, 두 가지 전부를 언급하려는 책이라면 전략이나 사례 위주의 설명으로 차별화에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상반된 전략을 나열하고, 두 가지 전략이 합쳐진 사례를 언급하는 케이스 스터디 정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 점이 제일 아쉽다.
  
물론 마케팅의 관점에서 두 가지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 하지만 두 가지가 혼합된 사례를 언급하면 언급할수록 소위 ‘법칙’이라는 일반화를 거쳐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제품마다 당연히 특징이 다르고, 그 다른 특징들 중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포인트도 다를 것이다. 제품이 판매된 시기도 다를 것이고, 그 시기에 사람들이 중시했던 가치도 다르다.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은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도출된 ‘법칙’에 과연 재연성이 얼마나 될까? 이 법칙을 새 상품에 그대로 적용하면 성공한 이전 제품들과 같은 노선을 따를 수 있을까?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다. 자연과학과 달리 사회과학에서 법칙을 만들어내기가 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서 제시한 법칙들은 비슷한 방법으로 성공을 이끌어낸 사례 몇 가지를 바탕으로 일반화한 유형이 너무 많다.
  
전반적으로 소비자를 이성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방법론 설명이 많으며, 비트겐슈타인이나 쇼펜하우어 같은 저명한 인사들의 주장을 근거로 논리를 정당화했다. 언어 프레이밍을 통해 소비자의 인식을 마케터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데 지면을 많이 할애했다. 제품의 성공에 기여한 방법론을 묶어서 나열한 점은 좋지만, 이 정도의 그룹화는 경영학 마케팅 수업에서 케이스 스터디로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마케팅 성공 사례를 읽어보기 위해서라면 나쁘지 않은 책이지만, 제목 그대로 ‘법칙’을 믿고 이 책을 읽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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