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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미디어 업계의 현주소를 냉철히 짚는 책
‘몰락하는 신문사 / OTT 플랫폼으로 변화하려는 지상파’의 모습을 소개
“플랫폼전쟁 지상파 편”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지상파의 OTT사업 방향을 상술했지만, 가독성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책의 구성이 아쉽다.


이 책은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 ‘미디어오늘’에 연재된 “한국 언론의 혁신과 생존” 시리즈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한국 언론이 무엇으로 살고 있는지, 무엇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 미디어오늘 기자들의 조사와 고민이 담겨 있다. 한국의 미디어가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지, 어떤 형태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으며 시사점은 무엇인지 읽어볼 수 있다.
  
다만 여러 기자가 각자의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언론에 기고한 시리즈를 책으로 조합한 결과물이다 보니, 책의 구조가 깔끔하지는 않다. 예컨대 이 책의 목차는 

1. 왜 뉴스가 위기인가?
2. 뉴스 전쟁
3. 뉴스의 혁신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만, 다루는 내용은

1. 왜 뉴스가 위기인가? ->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 신문사는 어떻게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가.
2. 뉴스 전쟁 -> OTT업에 진출해 통신3사, 넷플릭스, 왓챠플레이와 콘텐츠를 두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방송사, 원 소스 멀티유즈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방법도 없는 신문사의 상황
3. 뉴스의 혁신 -> 2에서 다루었던 신문사, 방송사의 생존 방식을 중복 서술


 나뉜다. 처음에 미디어오늘에 연재될 때 여러 기자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중복된 정보가 있었을 것이고, 신문사와 방송사를 취재하면서 얻은 정보의 비중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출간을 목표로 기획한 내용이 아니기에 생긴 문제인 것 같은데, 그 때문에 가독성이 심하게 떨어진다. 
  
버즈피드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외국의 사례, 스브스뉴스나 YTN, 노컷뉴스처럼 나름대로 성공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한국의 언론사, MBC나 KBS같은 지상파 방송사와 JTBC, tvn, Mnet같은 비-지상파 방송사의 대응 방법 등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뉴스를 전하는 매체인 ‘신문’과 ‘방송’도 구분해서 서술하고 있는데,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을 목차만 보고 파악할 수가 없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뉴스미디어의 문제점을 다루고 해결책을 언급하려 한 책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문제점을 알려면 어디를 읽어야 하며 해결책은 어디에 서술되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성이 되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재구성하자면


1. 신문사와 방송사는 무엇 때문에 모바일 시대에 뒤처졌는가.
2. 신문사와 방송사는 어떤 방법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는가
3. 이들의 방법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장기적으로도 옳은 방향이라고 볼 수 있는가


형태로 서술되어 있다. 순서는 이렇지 않지만..



신문사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회사가 쇠퇴하는 건 세계적인 흐름이다. 유료구독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의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 대형 광고주마저 신문광고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의 대부분은 모바일로 넘어간 지 오래고, 모바일에서는 ‘맞춤형 추천’이 언론사의 편집권력을 앗아갔다.
  
한국 신문사는 ‘비판기사’를 볼모삼아 기업에게 광고나 협찬수익을 얻어내는 방법으로 살아남고 있다. 위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한국에서 여론을 조성할 힘은 남아 있는 언론들이기에,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기업은 신문사의 압력을 거절하지 못한다. 잘 보지 않는 신문에 광고를 진행하거나, 신문사 이름으로 주최되는 컨퍼런스나 강연에 협찬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개 이런 협상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돈 받고 홍보성 기사를 대신 써 주는 관행도 독자를 떠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2015년 7월부터 12월까지 매달 한 건씩 국방부 홍보성 기사를 써 주고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중앙일보, 2012년 4월 20일자 신문에서 ‘원전강국 코리아’ 기획기사를 내 주는 대가로 원자력문화재단에서 5,500만원을 받은 조선일보, 고용노동부에게 돈 받고 정부부처 기사를 써 준 한국경제나 매일경제 등. 정부나 기업을 견제해야 할 언론이 자본에 종속된 현 상황은 언론사의 신뢰를 잃게 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이외에도 언론사의 소유주에 따라 논조가 바뀌는 등 한국 언론은 ‘중립성’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 계속됐다.
  
이처럼 생존을 위해 언론의 본질을 포기한 일부 언론사도 있지만, 모바일이라는 시대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하는 언론사도 있다. 언론사의 트래픽을 책임지는 플랫폼이 과거에는 포털사이트 하나였다면, 모바일로 접어들면서 페이스북, 1boon, 밴드 등 트래픽을 담당할 플랫폼이 많아졌다. 따라서 플랫폼에 맞는 형태로 형식을 조금씩 변경해 동일한 콘텐츠를 보내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현재 대부분의 언론사가 취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대부분 언론사 트래픽의 10~30%를 담당할 정도로 크기에, 모바일 디바이스와 페이스북의 문법을 이해하는 언론사들도 몇몇 등장했다. YTN의 24시간 동영상 제보 서비스나 노컷뉴스의 성장 등등. 다만 페이스북이 트래픽은 올려준다 해도 수익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과거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에 종속되어 고통받았던 경험이 있기에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방송사


지상파 방송사는 VOD 서비스를 경시했다가 크게 손해 본 경우다. 지상파 방송콘텐츠 제공자 역할에 충실하며 통신3사 측에 VOD 서비스를 별도의 비용 없이 제공했는데, 통신3사가 이걸 저렴한 요금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 ‘VOD 콘텐츠는 비싸지 않다’는 인식만 심어놓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며 ‘원하는 때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지상파 3사는 JTBC와 종편을 포함해 모바일 N스크린 서비스인 POOQ(푹)을 출시했다.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던 사업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을 꾀하는 것이 방송미디어의 생존 방식이었다. 핵심전략은 ‘지상파 등 방송콘텐츠의 독점’으로, 통신3사의 OTT 서비스(SKT의 oksusu, KT의 올레Tv 모바일, U+의 비디오포털)나 CJ의 N스크린 서비스인 tving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CJ와는 플랫폼 사업자로는 경쟁관계이지만, 콘텐츠의 해외 2차판매를 위해서는 서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한국 방송콘텐츠 판매의 활로를 개척하고 시장을 키우는 데에는 이익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왓챠플레이와 같은 OTT 경쟁업체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자세히 다루진 않았다. OTT 사업에서 유료가입자 수를 확보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엔 한국 시장이 작다. 하지만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해도,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생존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신문사와 방송사 모두, 레거시 미디어라서 갖게 되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먼저라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모바일에서 통하는 콘텐츠의 문법은 레거시 미디어가 콘텐츠를 만들어온 방식과 전혀 다르다. 예컨대 신문사 데스크에서 뉴스를 위해 몇 번의 교열을 거치는 과정은 모바일 특유의 빠른 반응속도에 맞지 않으며, 방송을 만들기 위해 제작비 예산부터 투입하는 관행은 1인 방송에서 만들 수 있는 자유도와 대척점에 서 있다. 신문사가 페이스북에 적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방송사가 OTT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모바일 시대가 이전과는 다른 문법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고관부터 바꾸는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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