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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독서

대한민국 주식 경제학

inspirit941 2019.05.14 15:13

주식을 테마로 한 경제서적, 사회서적 -> 한국사회 분석과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기업을 가볍게 분석하고 주식을 진단하는 “실용서”. 

주식에 문외한인 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업종별 특징 및 대표기업의 현 상황’도 무겁지 않게 풀어서 설명한다.

‘사회 변화와 경제지표 등 내외부 변수를 바탕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어떤 식으로 내릴 수 있는가’의 사례로 보기엔 손색없는 책

 

190509

내 멋대로 책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세줄요약 독서 포스팅을 2년 가까이 하고 있지만, 투자서적은 손대기가 어려웠다. 투자 분야만큼은 책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평가할 최소한의 지식과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주식 경제학이라는 이름의 이 책은 주식이라는 테마를 잡고 있지만, 투자보다는 경제지표 해석과 사회변화 흐름을 분석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투자 전문 서적이라기보다는 경제와 사회를 이해하는 교양서 / 실용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포스팅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한국 사회 & 실물경제를 분석할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인구와 산업구조를 제시한다. 인구의 경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라고 보았다. 생산가능인구는 경제의 소비를 지탱하는 주축이면서도 생산의 원동력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국가의 소비 능력을 약화시키고, 떨어진 소비 능력에 버텨내기 위해 기업이 구조조정을 실시할 이유가 된다. 구조조정으로 실업을 겪겨 된 사람들에 의해 국가의 소비능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 인구가 증가했다가, 감소 추세로 돌아선 지금 더욱 부각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에서의 인구 구조를 보면, 한국 생산가능인구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의 소비 정점 기간은 2018년을 끝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2020년이면 약 70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활동을 사실상 멈추게 된다고 한다. 한국 내수시장의 파이 전체 크기는 작아진다는 것.
 
여기에 더해 저자는 소비 행태도 변화하는 중이라고 진단한다. 행태 변화의 핵심은 고령화‘1~2인 가구의 보편화’. 전 연령에 걸쳐 1~2인 가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 변화에 부합하는 내수 산업에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편의점이나 애견 산업, 게임 산업, HMR 산업 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사업 확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은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의 구매 의사가 갈수록 적어지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면 전성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봤다. (자동차 구매 의사가 있는 계층은 은퇴를 앞에 둔 60대가 많은데, 이들은 곧 소비여력이 떨어지므로 재구매 의사가 낮다. 젊은 계층은 자동차 구매 대신 공유 / 렌트를 선호하기에 구매의사가 낮다. 즉 자동차업계의 경우 소비자층이 계속 줄어들기에 전성기로의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본 것.)

 


 

경제지표 분석의 관점에서 저자가 핵심으로 지적한 부분은 금리. 금리에 대한 가계, 기업, 은행의 이해관계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가계 입장에서는 금리 상승이 부채 상환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에게 대출해준 뒤 대출이자를 장기적으로 받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이 관계를 국가 단위로 확장하면,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인하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산업, 경제가 좋은지 아닌지 표시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서 은행의 이자수익이 높아도 괜찮을 경우 금리가 높고,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 이자 상환에 부담이 큰 경우 금리가 낮다는 식이다.
 
그 외에도, 저자는 몇 가지 경제지표 간 상관관계 통념을 반박한다. 예컨대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가는 하락하는 게 아니라 상승한다는 주장을 편다. 금리를 인상한다는 의미는, 금리를 인상해도 이자비용을 감당할 만큼 기업의 상태가 괜찮다는 전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릉 인상한다는 것은 시장상황이 좋다고 봐야 한다. 주식시장도, 저금리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반대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감당할 이자비용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시장경제가 좋지 않다는 신호이므로 주식시장이 하락 국면을 맞는다고 한다.
 
또 다른 예시로는, 미 금리가 인상하면 달러가치가 상승한다는 단순 명제를 부정한다. 정확히는 금리가 오른 미국시장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있을 경우 달러가치가 상승한다는 보장이 없다가 맞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980년부터 2014년까지의 미 금리와 원/달러 환율 그래프를 놓고 비교한다. 80년 초 오일파동, 88년 신흥국 경제성장 시기, 98년 외환위기, 2001 9.11 테러시기, 2004~2006년 브릭스의 성장시기, 2008년 금융위기까지 6개의 구간을 예시로 들며, “금리보다 좋은 투자 수익처가 있으면 그곳으로 흘러간다는 역사적 사실을 지적한다. 미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일차원적인 이론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한국 사회의 밑그림과 경제지표 해석 방법을 제시한 후, 저자는 투자 대상으로 볼 만한 산업군의 현 상황과 대표 기업의 특징을 간략히 소개한다. 세계적인 인구감소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소위 ‘4차 산업 후보군  반도체, 배터리, 자율주행차, 가전제품, 통신, 에너지  의 미래를 전망한다. 
책의 소개를 간단히 요약하면

 

반도체 – ‘스마트’ 디바이스가 많아질수록 수요가 커지는 분야. 다품종 소량생산 메모리인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음.

배터리 – 스스로 연산해야 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특성상 배터리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며, 전기자동차 사업분야의 핵심 에너지원인 만큼 필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

자율주행차 – ‘스마트카’ 라는 잠재력 큰 사업군과 ‘전기자동차’라는 내연기관차 대체재의 등장. 유럽 전기차 시장이 2025년 이후로 전면적으로 개방되며 시장잠재력이 큰 중국을 고려하면 차후가 기대되는 분야

가전제품 – ‘스마트홈’. 1인 가구 시대에 부합하는 아이템으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통신 – ‘스마트’ 디바이스가 활동할 수 있는 5G 통신망의 중요성이 극도로 확대되는 중. 한국 통신3사는 AI 음성 스피커와 드론 산업에 적극 참여하는 중.

에너지 – 역사적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더 많은 전기를 필요로 했다. 현재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는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에너지원의 등장은 필연일 것. 원전 / 탈원전 / 석유 / 신재생 에너지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의 가치가 올라가기에 신재생 에너지 산업도 중요하다고 판단함.

채사장의 시민의 교양에서 꽤 오버랩되는 내용이 많다. 긴 시간을 두고 한국사회를 분석했을 때, 예측할 수 있는 변수는 인구의 변화 및 인구 변화에 따른 생활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주식이라는 테마를 덧씌워서 사회와 경제의 변화라는 바람에 어떤 기업이 순풍을, 어떤 기업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지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며 소개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구체적인 기업 분석 방법을 사용하거나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하지 않고, 예측할 수 있는 변수인 인구와 생활의 변화를 토대로 산업의 미래를 예측한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한 산업군의 비전문가이면서, 이 책을 투자서적으로 읽지 않고 실용서 내지는 교양서로 읽을 경우 무난하게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만약 주식투자의 고수이거나 차트분석 또는 시세차익을 위한 단타투자자에게는 근거가 부족한 설명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모든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에게는 두루뭉술하고 빈약한 논리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특히 금융산업 -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을 분석하는 부분은 금리 인상 시대이므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데, 단순히 금리 인상으로 산업에 봄이 온다고 기대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은행의 등장과 핀테크 기술 발달, ‘리플과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해외송금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이르기까지. 금융업은 변화하고 발달할 수 있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존폐여부를 금리 인상만으로 낙관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이 책의 1쇄 발간날짜가 18 3월이다. 즉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던 시기는 대부분이 2017년도로, 문재인 정권 첫 해였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내수 소비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제로 소비재 산업이나 제조업의 내수경기를 예측한 부분이 있다. 2017년도에 저술했으니 어느 정도 참작할 수 있는 예측이었지만 들어맞았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거시적으로 예측 가능한 변수들만 가지고 전망을 예측하기엔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고 예측불허의 성격을 지녔다. 합리성으로 무장한 경제학이 현실을 100%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도, 인간사회는 합리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저자의 예측이 옳은지 그른지는 출간한 지 만으로 1년이 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회와 경제 변화를 어떤 논리와 근거로 판단했는지, 그래서 산업군과 기업 전망과 주식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사고를 전개시켰는지 사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익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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