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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로 명확히 전달하고, 토론으로 더 나은 해답을 찾는 방법을 정리한 책.
‘좋은 대학교’의 후광에 기댄 흔한 자기계발서 중 하나. 새로운 내용은 없다.

재능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전문 교육기관의 교육방법이 과연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까.

180214 

우선, 이 책을 쓴 저자는 옥스퍼드 교육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다. 대학교 학부가 아니라 ‘대학원’에서 보고 들은 내용이 담겨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이 책의 허와 실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보통 자기계발서는 매력적인 보상, 이상향을 제시하며 사람을 유혹한다. ‘이걸 읽고 노력하면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어’라는 희망을 심게 한다. ‘일취월장’에서는 ‘일을 잘 하기 위한 방법 - 이걸 알면 너도 일을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의 경우 ‘골드먼삭스, 맥킨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초 엘리트 집단 사람과 같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투영했다. 이 책의 경우는 ‘옥스퍼드 대학교’라는 엘리트 집단을 이상향으로 제시했다. 거기에 이런 부류의 자기계발서 클리셰인 ‘일상 속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는 식의 말을 덧붙인다.
  
책에서 제시하는 말에 틀린 구석은 하나도 없다. 발표할 때는 표정과 제스처, 시선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컨트롤하는 방법은 스트레스를 자각하는 것, 쌓였으면 빨리 해소하는 것, 적당한 스트레스를 활용해 능률을 높이는 것 세 가지다. 짧은 시간에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려면 ‘주장, 근거, 사례, 결론’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옳은 얘기다. 다른 자기계발서에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비단 옥스퍼드 대학교의 학생뿐만이 아니라 맥킨지에서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도, 골드먼삭스에서도. 아마 삼성에 다니는 사람들을 모아도 저 특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도 가능할 것이다. ‘옥스퍼드 명문대’라는 후광을 씌우지 않아도,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내용을 지루하게 반복할 뿐이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는 ‘옥스퍼드 교육대학원’을 다녀온 사람이다. 옥스퍼드 대학 학부생이 아니라 대학원생이었다. 마찬가지로 저자가 본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 모두, 대학교 학부라는 고등교육 과정을 이미 이수한 사람들이다. 대학원으로 옥스퍼드 대학을 진학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지식은 옥스퍼드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이미 습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즉 ‘옥스퍼드’라는 포장지로 감쌌을 뿐이지, 대다수의 내용은 별 볼일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시행하는 ‘튜토리얼’이라는 교육과정이 흥미로웠다. 자신이 선택한 주제를 깊이 공부하여 에세이를 쓰고, 에세이 내용을 바탕으로 교수의 날카로운 질문과 의문을 받아내며 사고의 깊이를 심화하는 과정이다. 스스로 관련 주제를 깊게 탐구해야 하고, 교수의 질문을 예상하고 대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이라고. 그만큼 사고력과 질문하는 능력, 다른 각도로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오랜 시간 해당 분야를 연구한 교수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이 더해진다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옥스퍼드 대학원생의 튜토리얼 해결 방법’은 명쾌하다. 많이 읽고, 많이 고민하는 것. 책에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 튜토리얼을 진행하느냐를 장황히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튜토리얼 해결 방법’은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 것, 많이 고민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전부였다. 생각하는 방법은 ‘왜?’를 계속 질문하라는 것이 전부다. 가장 단순한 진리가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지만,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은 무엇이 다를지 기대하며 본 사람들에게는 맥빠지는 설명일 수밖에 없다.



자기계발서 내용이 새로울 게 없다고 비판한다면, 대체 왜 이 책을 읽은 거냐는 반문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비슷한 내용만을 반복하는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찾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반복 학습이다. ‘이렇게 사는 게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명제는 비단 책이 아니더라도 SNS나 강연에서 접할 수 있다. 비슷비슷한 내용을 계속 접하면 접할수록, 그 내용이 내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귀에 딱지 앉도록 듣다 보면 결국 행동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해야 할까. 내게 도움이 되는 행동은 그만큼 습관화하기 어렵다 보니, 한두번 보고 들은 것만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오래가질 못했다. 잊혀질 때쯤 다시 읽으면서 행동을 다잡는 것이 내 목적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관점을 견지하기 위해서’다. 자기계발서 대여섯 권만 읽어보면 어느 정도 패턴이 보인다. 말하는 법, 생각하는 법, 시간을 관리하는 법,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법, 듣는 법 등등.
이처럼 같은 내용을 어떻게든 다르게 전달하기 위해서 자기계발서는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맥킨지’, ‘옥스퍼드’같은 권위에 기대어 설명하기도 하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옥스퍼드는 어떻게 답을 찾는가), ‘성공하는 법, 일 잘하는 법’ (일취월장,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이라는 욕망을 자극하기도 하고, ‘인생의 선구자 또는 성공한 사람’의 목소리를 빌어 전달하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나는 감옥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등)

같은 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읽히는지 판단하는 건 내 몫이다. 참신하거나 설득력 있다고 느꼈으면 흔한 자기계발서 내용을 담았다고 해도 내게는 좋은 책이다. ‘일취월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옥스퍼드’라는 권위에 기대려 했으나 자기계발서 내용과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옥스퍼드 대학 특유의 분위기나 학풍, 교육방식이나 학습방법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옥스퍼드’라는 포장지가 겉만 화려할 뿐, 내용의 설득력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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