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계 - Decoding Greatness
탁월한 프로덕트 / 비즈니스의 성공에는 재능, 노력뿐만 아니라 ‘역설계'가 포함된다. 역설계란, 다른 분야에서 효과가 있었던 원리나 방법을 재해석한 것을 의미한다.
역설계란 일종의 패턴 분석이며, 역사적으로 다양한 분야 - 음악, 미술, 스포츠, 영화, 심지어는 도둑질에까지 - 에서 효과를 증명했다.
역설계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측정하기’, ‘리스크 관리하기’, ‘전략적으로 연습하기', ‘훌륭한 피드백 선별하기'라는 네 가지 방법론을 소개한다.
스포츠 분야의 예시가 많은데, 스포츠의 문법을 일반인의 삶에 예시로 대입할 만큼 일반화할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만들어낸 불세출의 창작물 또는 비즈니스적 성취에는 ‘역설계' 전략이 반드시 포함되었다. 역설계란, 다른 프로덕트의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서 구조화한 뒤, 자신만의 방법으로 변주하는 것을 뜻한다. 음악이나 예술, 요리의 경우 누군가가 완성해 낸 결과물을 철저히 뜯어보며 연구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켜켜이 쌓여가며 발전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훈련 세션, 경기 결과를 철저히 데이터화하며 자신의 최적점을 이뤄낸 사람들이 정상에 섰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프로덕트조차도 상대방의 제품을 철저히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선 / 개량해 낸 것들이다.
따라서 저자는 타인이 만든 프로덕트에서 ‘역설계'를 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전제: 훌륭한 프로덕트를 참고해서 역설계한 나의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원래 그런 거니까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비전과 능력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끈기와 지구력으로 계속 개선해가야 한다.
최대한 많은 사례를 수집해라. 역설계의 핵심은 ‘패턴의 융합'이므로, 훌륭한 프로덕트가 보여주는 다양한 패턴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차이를 발견해라. 어떤 점에서 독창적이고,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지점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모방의 다음 단계를 지향해라. 단순히 성공 패턴을 베끼기만 해서는 모조품에 불과하다.
성공에 필요한 핵심 항목을 측정하고, 수치화해라. 단, 수치 자체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 필요하다면 측정 대상이나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
편안함을 경계해라. 익숙함은 편안함을 주지만, 패턴의 융합을 만드는 과정은 익숙함과 상극이다.
똑똑하게 질문해라. 전문가의 식견은 필요하지만, 전문가에게 적절한 가르침을 받으려면 구체적으로 / 경청할 준비하고 질문해야 한다.
피드백은 생각보다 별로 가치가 없다. 타겟 대상을 대표할 집단이 제공하는 피드백이 아니라면, 개선이 아니라 평가 위주라면, 시도 때도 없이 주어지는 피드백은 걸러야 한다.
사실 거창하게 표현한 것치고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어서 실망스러웠던 책이다.
역설계라는 표현은 IT 스럽고 세련됐지만, 결국 ‘다른 훌륭한 프로덕트에 영감을 받는 방법'을 변주한 것에 불과하다. 역설계 방법이라며 소개하는 내용도 결국 ‘측정해라 (데이터화해라)’, ‘꾸준히 연습하고, 다양한 변수를 상상하며 대응을 시뮬레이션해라', ‘리스크는 똑똑하게 감당해라'와 같은 것들이다. 분야 막론하고 성공해 온 사람들이 보여준 행동 패턴을 나열한 정도에 불과하다. 자기 계발서나 스타트업 관련 서적을 몇 개 읽어 봤다면 기시감이 드는 것들뿐이다.
특이점이라면, 이 책은 ‘운동선수'의 성공사례를 상당히 많이 소개한다. 미식축구, 골프, 축구, 야구, 테니스, 수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훈련, 분석, 시뮬레이션, 측정방식을 사용해 성과를 이루어냈는지 매 장마다 반드시 하나는 등장할 정도.
그런데, ‘스포츠'라는 분야의 성공예시를 비즈니스를 포함한 인생 사례로 일반화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책의 내용만으로는 납득할 만큼 설득되지 않는 느낌. 스포츠는 ‘경쟁 대상이 명확하고, 규칙이 정해져 있으며, 측정 요소가 명확하고, 성공과 실패여부를 결정하는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단기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승리한다는 목표가 명확하고, 승리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보편화되어 있다. 따라서 무엇이 승리에 도움이 되는지 측정하기 쉽고, 연습의 성과가 ‘승리 or 패배'로 확실히 돌아온다. 이런 스포츠 문법이 과연 비즈니스나 인생에 적용할 만큼 일반화할 수 있을까? 특정 사례를 레퍼런스 삼을 수는 있겠으나, 원칙으로 정의할 만큼 보편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