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기록하는, 경제학과 출신 개발자의 노트

이묵돌 3

그러니까, 우리 갈라파고스 세대

그러니까 우리, 갈라파고스 세대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1990년 이후 출생자인 우리는 무엇인가’를 94년생인 저자가 풀어낸 에세이. 공통점을 특정할 수 없는, 갈라파고스 섬의 생태계처럼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세대. 같은 세대끼리도 이해하고 소통히가 어려운 세대. 어떤 환경에서 MZ세대가 성장해 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책. 우리는 공감하기에, 어른들은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대선 시기라서 그런지, 2030 - 소위 MZ세대가 기성세대에게 많이 언급되고 있다. 몇 년 전 ‘90년생이 온다'를 토대로 기성세대가 청년층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면, 지금은 청년층에게 어떻게든 공감을 얻어보려는 - 현실적으로는 대선에서 한 표라도 더 받아보려는 - 기성세대의 활동이 눈에 띈다. 그런 기..

세줄요약 독서 2022.01.02

시간과 장의사

“상실, 슬픔, 무력감”이라는 단어 자체를 풀어낸 듯한 책. 지금의 20대가 삶에서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다면, ‘90년대생이 온다'나 ‘관종의 시대'보다 훨씬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냉혹한 현실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그저 버텨내고 살아내야만 하는 불안한 20대들의 이야기 책을 읽는 게 고통스러웠던 적은 처음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담담히 인정하는 워딩이 고통스러웠다. 나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글 곳곳에 묻어 있는 저자의 상처와 아픔이 느껴질수록 내 마음 속 통증도 되살아났다. 기댈 곳 없고 위로받을 곳 없이 어떻게든 버텨온 삶, 한때 부풀었던 꿈은 허상이고, 내가 사는 현실에 수긍해야만 하는 게 싫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는 데서 오는..

세줄요약 독서 2021.02.26

누군가의 귀한 어두움, Where is Light? 이묵돌 전시

연남동, 이묵돌 전시 ‘이 사람 글은 이 표현, 문장, 문장과 문장의 구조가 예술이라 도저히 건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낀 글이 지금까지 딱 두 번 있었다. 하나가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으면서였고, 두 번째가 오늘 전시의 글들이었다. 누구든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산다. 가끔씩은 버겁고 힘겨워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고, 나만 이렇게 힘든지 의문도 가져 보고,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을 거다. 힐링 베스트셀러의 ‘그래도 괜찮아’ 같은 값싼 위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나처럼 고민과 무게를 안고 사는구나’는 동질감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동질감은 정말 귀해졌다. SNS는 밝고, 수려하고, 화려한 모습만을 담아내는 창이 되었고 나이를 먹어가며 살아가는 세계가 달라진 친구..

일상 속 생각 2019.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