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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inspirit941 2017. 12.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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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해내기 정말로 어려웠다. 무턱대고 읽었다가 높은 난이도에 좌절한 뒤, 좀 더 쉽게 풀어쓴 다른 책을 독파한 다음에야 조금씩 읽어나갈 수 있었다. 상대성이론을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아인슈타인이 빛에서부터 출발한 생각의 흐름과 통찰력이 정말 경이로웠다. 내용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지금도 온전히 다 이해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소화한 내용이라도 정리하고 싶었다.
  
아인슈타인은 결정론적 세계관을 완성한 근대 마지막 수학자이자 과학자로 인정받는다. 결정론적 세계관이란, 우주는 수학적이고 물리적 법칙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움직이고 예측 가능하다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한 근거로 경험적 관찰자료와 수학적 계산을 시도한 이래로, 과학은 자연 세계를 수학 언어로 서술하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다듬어 나갔다. 갈릴레이와 케플러는 우주를 기하학적으로 표시하는 데 성공했다. 즉 인류는 자연적 사물을 기하학으로 수학화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곧이어 데카르트가 좌표계를 구상해내면서, 기하학과 대수학을 연결하는 해석기하학이 정립됐다. 여기에 뉴턴이 뉴턴역학을 정리해냈다. 즉 중력을 수학적으로 정의하는 데 성공하고, 중력이 지구뿐만 아니라 달과 다른 천체에도 작용한다는 것을 수학으로 설명했다.
  
즉 갈릴레이와 케플러는 자연의 사물을 수학화했다면, 뉴턴은 중력이라는 사물들 간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정리해냈다. 따라서 뉴턴은 자연이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운동하는 거대한 기계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19세기 빛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뉴턴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빛을 측정하든 빛의 속도가 30만km/h로 일정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인즉슨 내가 서 있는 상태에서 봐도, 시속 5만km인 로켓을 타고 본다고 해도, 심지어 빛의 속도에 근접한 상태에서 빛을 측정해도 빛의 속도는 시속 30만km라는 걸 의미한다. 보통은, 이를테면 100km/h로 등속 운동하는 자동차를 90km/h로 등속 운동하는 차 안에서 속력을 측정할 경우 10km/h로 측정되기 마련이었다. 

뉴턴역학으로 대표되는 고전역학은 시간과 공간을 독립적이고 절대적인 존재로 보았다. 따라서 거리 = 속력 * 시간 개념에서 시간, 그리고 거리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었다. 그런데 관찰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속력이 측정된다는 건,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달라져도 속력이 일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지구에서 통용된 속도라는 개념과 상식이 무너지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를 남다른 통찰력으로 접근했다. 설명할 수 없는 빛의 문제를 아인슈타인은 ‘등속 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해냈다. 여기서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라는 통념 자체를 뒤집어버렸다. 빛의 속도가 고정되어 있다는 건, 시간과 공간이 관찰자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빛의 속도에 근접할수록 시간이 느려지고, 물체의 길이가 짧아지며 질량이 증가할 것이라 주장했다. 물론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이므로 당사자는 시간과 공간이 변하는 것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 외부 관찰자가 측정함으로써 인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주장을 바탕으로 그 유명한 E=mc^2공식이 탄생한다. 질량은 빛의 속도에 근접할수록 커지고, 빛의 속도와 동일해지면 질량도 무한대가 된다. 질량이 무한대인 물질이 이동할 경우 그 물질의 에너지도 무한대이다. 그런데 만약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와 동일할 경우, 질량은 0으로 수렴한다. 빛에는 질량이 없기 때문이다.




특수 상대성이론으로 등속운동하는 물체의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임을 증명했지만,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운동은 가속운동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력. 아인슈타인은 이번엔 중력이 대표적인 가속도 운동이라는 것에 착안해, 특수 상대성이론의 핵심을 가속운동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이론으로 발표한다. 이 이론이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핵심은 ‘중력과 가속도는 효과가 동일하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지구 위에 서 있는 사람이 있고, 우주에서 중력가속도만큼의 힘으로 날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두 사람의 발에서 느껴지는 힘은 동일할 것이다. 즉 당사자들은 본인이 땅 위에 서 있는지, 아니면 우주를 날고 있는지 분간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중력이 점점 강해진다면? 가속운동 때문에 관성좌표가 변화할 경우,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이 뒤틀린다. 중력이 점점 강해질 경우도 빛에게서 관측한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느려지고, 질량이 증가하는 등 공간에도 변형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아인슈타인의 주장이었다.
  
뉴턴의 중력이론은 물체가 우주에 놓이면 중력장이라는 것이 생기고, 다른 물체는 이 중력장의 영향을 받아 움직인다는 논리였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뒤엎고, 물체가 우주에 놓일 경우 그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지고, 다른 물체는 그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다. 즉 지구가 사과를 끌어당긴다는 주장을 깨고, 지구로 인해 휘어진 공간을 따라 사과가 자연스럽게 운동한 결과라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태양 가까이를 지날 때, 중력에 의해 휜 공간 때문에 빛도 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측은 1919년 개기일식 때 영국 천문학자 에딩턴이 직접 관찰하여 입증해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상대성이론의 입증으로 우주의 팽창이나 블랙홀, 중력파의 존재와 같은 고전물리학의 체계가 완전히 뒤집히고, 상대성이 지배하는 세계관이 새로이 정립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놀라운 발견이자 과학의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과학을 지배해 온 뉴턴물리학의 관념을 깨버렸다는 데 있다. 특히 수학이 고도로 발전하다 보니 뉴턴물리학의 한계를 수학적으로 증명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과학적으로 그릇된 관념이 더 설득력 있는 관념으로 대체되는 과정은 꾸준히 있었다. 돌턴의 원자론이 그랬고, 플로지스톤설을 대체한 라부아지에의 연소 이론이 있었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 갈릴레이의 지동설로 대체되었듯, 과학은 추상적 관념에서 수학적, 경험적 증명으로 거듭 대체되며 발전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수학이 발전하고 수학적 증명이 들어맞는 뉴턴물리학이 정립된 후, 뉴턴물리학은 오랜 시간 물리학계를 평정한 절대지식이었다. 물론 수학도 뉴턴물리학이 확립되던 시기보다 더욱 발전했지만, 수학적으로도 일견 오류가 없어 보이던 이 토대를 수학으로 무너뜨린 것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다.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환경이 과연 옳은지 고민하고, 기존 개념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규명해낸 그의 능력과 업적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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