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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든 사람들

inspirit941 2022. 4.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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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시장질서에 도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개척자들의 이야기.
뱅크샐러드, 당근마켓, 콴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며 사업기회를 포착해낸 기업에게는 어떤 원칙과 전략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필드매뉴얼 / 해설서

표지의 ‘판교 매출 100조 / 연봉 상한선 없는 땅'에 속아서 이 책을 고르면 안 된다. 판교의 평균매출과 연봉규모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당근마켓이나 뱅크샐러드가 아니라 네이버 / 카카오 같은 IT 대기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의 현재 문화나 전략은 초창기의 기업가정신과 다르기 때문.

 

기존의 시장질서에 과감히 도전하고, 균열을 내며 성장하고 있는 요즘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어떻게 이들이 처음 기회를 포착했는지, 어떻게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고들었으며 자리잡았는지 설명한다. 기술 발전과 도메인 간 융합 - 핀테크, 바이오테크 등 - 이라는 특성상 이들의 도전은 분야를 막론하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헤쳐가는 개척자의 성격이 강한데,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카카오페이, 빗썸, 디어젠에서 일한 저자의 경험과 현직자의 인터뷰를 토대로 일반화한 필드매뉴얼이다.

 


 

도전해야 하는 기존 시장을 ‘낡은 시장'이라고 정의하자.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시장을 왜곡해서 이득을 누리고 있거나 개선 가능한 불편한 점이 내재되어 있지만, 관성에 의해 계속 굴러가고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전, 사람들의 인식 또는 법 / 체제가 변화하면서 기존 시장참여자가 구축해 놓은 공고한 질서가 약해졌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2014년 무렵의 핀테크 시장 (카카오페이 / 토스 / 뱅크샐러드의 초창기 모델 - 기술 발전 + 핀테크 인식 변화)
  • 2015년 무렵의 콜택시 시장 (사용자가 느끼는 택시 시장의 불편함 - 사용자의 인식 변화)
  • 바이오테크, 에듀테크 등 AI를 기존 비즈니스 도메인에 접목하려는 시장 (기술의 발전)
  • 기존 중고거래 시장인 중고나라 - 거래 상대방의 신뢰도 문제

낡은 시장을 파고들어 비즈니스 기회를 잡으려면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만족스러운 서비스란 아래의 조건들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 기존 시장보다 편리해야 한다. 카카오택시가 제공하는 택시 서비스는 이전보다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했고,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 밀키트 새벽배송’이라는 사용자의 욕망을 충족하면서 새로운 편리함을 제공했다.

  • 저렴해야 한다.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이 편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당근마켓의 경우 중고거래에서 아무도 보장하지 못하던 ‘거래자 간 신뢰'를 ‘동네’라는 특성과 기술력으로 확보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적은 심리적 부담을 지불하고 중고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뛰어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콴다나 산타토익과 같은 교육서비스는 ‘좋은 선생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서비스'를 ML과 AI 기술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평균적인 품질과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 사용자를 더 똑똑하게, 자유롭게 한다. 결혼식에서 웨딩 플래너와 예비 신랑신부 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는 ‘웨딩북',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발병가능한 질병을 AI로 예측하고, 검사 잘하는 병원이 어디이며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를 추천해주는 ‘착한의사', 취미 또는 커리어를 위한 성인교육플랫폼 ‘클래스101’까지. 정보 비대칭적인 시장의 폐쇄성을 공개 / 개방하고, 서비스의 사용자를 더 똑똑하게, 자유롭게 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술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구상한 사람은 어떻게 해왔을까? 이 개척자들이 각자의 시장에서 살아남은 방식이 다르기에,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전략이나 지침은 없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가 개척자로서 10년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 낡은 시장에 균열을 내며 성장하고 있는 젊은 서비스의 발자취를 토대로 몇 가지 공통사항을 정리했다.

 

문제 정의하기.

  • 불편함과 어려움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부지불식간 느끼지만 해소되지 않은 욕망과 필요가 진짜 ‘문제' 이며, 해결해야 할 대상이다.
  • 증상과 문제, 원인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욕망과 필요를 이해하려면 본질을 보아야 하고, 본질을 보려면 단순화해야 한다. 예컨대 마켓컬리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장에도 배달서비스는 있었다. 마켓컬리는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 원하는 때에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면 /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는 사용자의 욕망과 필요를 찾아냈고, 새벽배송으로 풀어낸 것이다.
  • 실제로 서비스를 진행하려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 원하는 때에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면 /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문장을 전부 세세하게 정의해야 한다. “신선하고 건강한”의 정의는 무엇인지, “원하는 때”는 언제이며 “편리하게"는 어느 정도까지를 의미하는지, 지불하고자 하는 웃돈의 규모는 서비스 타산에 맞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비스의 초기 모습을 구상할 수 있고, 초기에 집중해야 할 고객군을 파악할 수 있다.

문제가 구체적인 수치로 정의될 수 있다면, 해결 가능한 수준부터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운다.

 

 

타겟팅

  • XYZ 가설: ‘이 제품은 적어도 X%의 Y는 Z할 것이다’ 라는 문장을 정의하는 것.
    X는 진짜 고객, Y는 타겟 고객층, Z는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 X와 Y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 프로토타이핑.
    가장 단순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테스트한다.
    예컨대 당근마켓의 경우 카카오의 사내 중고장터에서부터 아이디어가 시작됐고, 판교지역을 테스트베드 삼아서 초창기 중고거래 서비스의 윤곽과 방향성을 잡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cf. 어느 서비스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프로토타입에서 반드시 측정해야 할 지표 중 하나는 리텐션이다. 재방문률 / 재사용률 / 재구매율 등 필드별로 쓰이는 용어에는 차이가 있지만, 핵심은 ‘한 번 들어온 사용자가 다시 찾아오는가?’ 를 측정하는 값. 이 값을 높이기 위해 고객 대응에 신경쓰는 거고, 사용자의 피드백이나 개선 요구사항을 즉각 반영하는 것이다.

 

포지셔닝

필요와 기능

  • 복잡하고 거대한 영역이라면 작게 쪼개라 : 공유 오피스 ‘스파크플러스' / 인사, 재무 서비스 ‘시프티' & ‘자비스'
  • 파편화되고 분산되어 있다면 합쳐라 : 금융정보 모아보는 ‘뱅크샐러드’, 리서치에 필요한 기업정보 / 정책 & 시장환경 변화 이슈를 정리해주는 ‘딥서치'

 

편리함

편리함을 개선하려 한다면 제일 중요한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방법이다

  • 어려운 영역이라면 쉽게 바꿔라 : 바이오 신약개발에 AI 활용하는 ‘디어젠’ / 의료정보 영상진단 서비스 ‘루닛'
  • 모두가 누릴 수 없는 영역이라면 접근성을 높여라 : 교육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콴다', ‘산타토익'.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학습량을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창출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

  • 저렴할 수 없다면 더 고급스럽게 바꿔라 :
    숙박시설 자체가 목적인 여행수요를 찾아서, 숙소 자체의 개성과 특징에 집중한 여행서비스 ‘스테이폴리오’

 

결국 온라인 시장의 사업모델은 세 가지밖에 없다.

  • 상품이나 콘텐츠를 제작, 유통, 판매하는 모델
  • 사람들 간 니즈를 연결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모델
  • 많은 사람을 모아서 광고수수료 받는 모델

제공하려는 서비스의 기능 / 사용자 특성에 맞게 온라인 시장의 사업모델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각 서비스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전략과 실행계획 :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

올바른 문제 정의하기 - 해결할 수 있는 방향 선택하기 - 일관된 전략으로 추진하면서 피드백 받고 수정하기.

위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XYZ 가설을 계속 구체화한다.

 

  • 새로운 시도는 기존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저항을 마주한다.
    낡은 시장을 개혁하려는 시도의 향방은 기존 사업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기존 사업자가 변화를 수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에 초점을 맞춰라. 필요성을 판단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들이다.

  •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설득해라. 모든 참여자가 ‘같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구체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감정이 설득수단으로 좋지 않은 이유는, 구성원 모두가 ‘같은 이미지'를 공유한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

  • 낯선 것에 대한 반감은 싫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출시 1~2년 간 ‘보안' 관련한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은 전부 충족했지만, 보안이 약할 것 같다는 막연한 사용자의 불안감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핀테크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고, 금융권에서 앞다투어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카카오페이의 초창기 보안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카카오페이의 보안 시스템은 1~2년 간 변하지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두려움'은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로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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