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세줄요약 독서

부의 감각

inspirit941 2019.06.25 23:14

 

“인간이 ‘돈’이라는 매개 앞에서 얼마나 합리적이지 않은지”를 다루는 경제심리서적.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과 돈을 다루는 행동경제학 서적 중에서 가장 친절하고 재미있는 대중서

기회비용을 정확히 비교하기 불가능한 ‘돈’이라는 매개 / 
합리성 못지않게 효율성을 중시하는 두뇌의 의사결정 방식이 우리를 잘못된 선택으로 이끈다.

 

행동경제학(행태경제학)이라는 경제학의 한 분야는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인간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여주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다룬다. 호모 이코노미투스로 대표되는 경제학이 가정한 인간상 대신, 심리학을 끌어들여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바탕으로 경제학의 이론을 비판하거나 보완한다고 한다.
 
이 책은 특히 과 관련된 상황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비합리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돈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 관심의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두뇌는 돈과 관련해서는 일관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판단을 수차례 보여주었다. 댄 애리얼리는 돈 문제에서 인간이 자주 저지르는 비합리적인 10가지 모습을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라는 챕터에서 설명한다.

 


 

인간이 돈과 관련해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자주 내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가치판단이 매우 어려운 (거의 불가능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릴 대상의 가치부터 제대로 판단해야 하는데, 돈은 이 가치판단을 매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30만원이라는 돈이 있을 때,  30만원의 가치는 얼마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을 받으면 ‘3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그 재화나 서비스가 ‘30만원에 대응되는 동일한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을까? 조금 더 일반화한다면, 지금 떠올린 그 재화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가? 라는 질문은 매우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경제학에서는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도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이 재화나 서비스를 두고 가치판단을 해야 할 때 기회비용까지 전부 고려해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 ‘은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재화 혹은 서비스와 교환가능한 매개의 역할을 하지만, 선택해야 할 대상의 기회비용을 비교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시간이라는 또다른 변수가 추가되면, 기회비용을 바탕으로 대상을 비교해 가치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이제는 가깝게는 슈퍼마트의 할인숫자 속임수부터 멀게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가치판단을 흐리게 하는 온갖 술수가 정교하게 발달해 있다.
 
여기에, 인간의 두뇌는 합리성 못지않게 중요한 작동 원리로 효율성이 내재되어 있다. 비교하기도 어려운 가치 평가를 수행하고 가치의 크기를 비교하는 일을 정석으로 수행하는 대신, 뇌는 여러 가지 꼼수를 써서 나름대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용범주에 따라 같은 돈에도 다른 가치를 부여하려는 심리적 회계’, 일단 들어온 input을 기준으로 가치를 생각하려는 앵커링 효과’, 과거 자신의 판단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모습, 당장 소유한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소유효과 등등. 실제 가치평가와는 전혀 무관하고 합리적이지도 않지만, 고민과 선택 과정에서 인간 두뇌의 부하를 크게 줄이는 방법들이다.
 

 


 

 

가치판단의 영역에서 보이는 비합리적인 모습 이외에도, 돈을 사용하는 것 / 생각하는 것에서도 합리적이지 못한 모습이 관측된다. 예컨대 돈을 지불하고자 할 때 사고자 하는 물건의 가치가 얼마나 공정해 보이는지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공정함이 개입되면, 보다 높은 가격이 성립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소비자는 가격에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면, 설령 합리적이고 본인이 이득을 보는 거래일지라도 거래를 거절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책에서 든 예시는 넷플릭스의 가격변화 정책이 소비자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스트리밍 + DVD 대여 서비스를 통합해 $9.99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분리해, 각각의 서비스에 $7.99를 지불하도록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넷플릭스 이용자는 DVD 대여 서비스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된 가격 정책에서는 사용자가 매달 $2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사용자는 이 가격정책에 분노했고, 많은 넷플릭스 사용자가 정기결제를 해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사용자는 동일한 서비스의 가격을 별다른 이유없이 인상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경제학과 심리학을 연결지어 설명하는 대중서는 예전부터 많았고, 행동경제학이라는 용어가 각광받은 뒤부터는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서적도 많이 나왔다. 깊게 공부하려는 목적보다는 호기심이나 교양 차원에서 읽으려는 사람에게는 댄 애리얼리의 서적이 가장 나은 것 같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사례 위주로 쓰여 있으며 재미도 있는 편이다. 넛지가 행동경제학 서적으로 유명한 편이지만 학술서의 느낌이 강하고 미국 중심의 사례가 많아 완독이 쉽지 않고, 이전에 리뷰한 행동경제학 교과서는 빈약한 전제와 부실한 내용 때문에 유익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세줄요약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튜브의 신  (0) 2019.07.13
인공지능을 위한 수학  (0) 2019.07.02
부의 감각  (0) 2019.06.25
파이토치 첫걸음  (0) 2019.05.23
대한민국 주식 경제학  (0) 2019.05.14
지정학의 포로들  (0) 2019.04.30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