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요구받는 광고 / 디자인 업의 프로가 풀어놓는 일, 삶, 창의성과 본질 이야기
변화와 유행의 최전선에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직장인’의 고뇌가 담겨 있다.
끊임없이 생각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프로의 마음가짐을 배울 만한 책
던지는 메시지가 간결하게 핵심을 찌르는 표현이 많아서, 내 식대로 재구성한 소감을 정리하는 게 오히려 원본의 열화판일 것 같다.
좋은 글귀 자체는 그대로 보존하고, 비슷한 느낌의 문장들을 카테고리화하는 것으로 소화를 대신했다.
실력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내가 얻은 성취에 겸손하며, 공동체에서 내 역할을 모자람 없이 해내는
성숙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끊임없이 곱씹을 내용들이었다.
<프로다움>
멋있어 보이려고 멋있는 걸 만드는 건 제대로 된 프로가 아니다.
과도한 예술성은 니 작품에서 해라. 행동이나 동작이나, 광고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세상에 제한이 없는 경우는 없다. 주어진 제약조건에서 가장 적합한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게 ‘크리에이티브’한 해결이다.
뚫고 나갈 수 없는 조건은 고정변수로 두고, 주어진 리소스를 토대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생계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먹고살기 위해 직업을 유지하는 건 모두가 동일하다.
진짜 부끄러운 건, 마지못해 일하고 있는 태도다. 진짜로 생계를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해놓은 것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할 때가, 내가 해놓은 것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때다.
클라이언트가 그리고 싶어하는 걸 스스로 그려낼 수 없으니 대신 그려주는 게 우리의 업이다.
최대한 이야기를 듣고, 몰입하여 연상한 뒤 스케치한다.
“글씨만으로도 표현이 충분하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인에서 글씨는 기본이다.
사람들은 글자를 읽는다기보다는 이미지로 우선 인식하기 때문이다.
완성도는 자신이 책임지고, 스스로 만족해야 하는 단계를 말한다. 타인의 평가가 완성도의 기준이어서는 안 된다.
내 평가 기준이 타인의 평가 기준보다 훨씬 높고 엄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번, 양적인 결과물을 내다 보면 뛰어난 작품도 나오기 마련이다.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걸 그냥 차용하면 신선하지 않다. 한 발만 앞서야 한다.
두 발 앞서면 사람들에게 공감받지 못한다.
고정관념, 상식, 통념을 파악한 뒤
‘따라갈 것인가 뒤집을 것인가’, ‘뒤집었을 경우 사람들이 열광할 것인지, 무시할 것인지’ 면밀히 생각해야 한다.
이왕이면, 광고도 사회에 더 나은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믿고 카피를 쓴다.
고정관념에 편승하거나 강화하는 대신, 저항하고 새로움을 던져주는 카피였으면 좋겠다.
기업이 요구해서 시안을 많이 만드는 게 아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드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진분위귀(盡分爲貴) - 어떤 일을 ‘해야 한다’에 앞서서, 내 일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하다.
내 자리에서 본분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계획이 명확히 서 있어야, 데드라인과 업무량이 정해져 있어야 작업이 느슨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설령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기한 내에 완수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진정한 프로라면, 주어진 시간 안에 제일 좋은 걸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각 단계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 언제쯤 끝나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 시간을 조절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게 디렉터의 역할이다.
전문가가 되고 싶으면, 목숨 걸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다. 몰두하는 그 순간은 행복하지만, 지난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태어난 시대, 태어난 환경은 바꿀 수 없다. 그 시대와 환경에서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 보고, 그때부터 노력해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 판단하는 것부터가 노력이 필요한 과정.
수저론의 핵심이 ‘기회의 격차’인 것도 알고 있고,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실력이 기본이다. 그렇게 준비해야 행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기회의 빈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에게나 행운은 온다.
<창의성>
타고나는 능력보다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능력을 길러왔는지가 중요했다.
유년 시절의 경험과 보고들은 것은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그 다음으로는 ‘그 경험들 중 어떤 것에 흥미를 느꼈는가’가 중요했다.
모든 사람이 보는 것을 보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발견’이다.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유심히 봐야 한다.
대상을 말로 그림 그리듯 설명하려면 자세히 볼 수밖에 없게 된다.
그 외에도, 공부나 독서를 통해 관심주지 않았던 것들에 시선을 건네는 것도 마찬가지다.
평범함에서 어떤 특징을 느낄 수 있으며, 경험을 토대로 다른 것과 연결할 수 있는 게 통찰력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넘어선 해결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창조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대상에게건 사려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살아가면서 어떤 경험을, 감동을, 지식을 축적했는지가 영감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아이디어는 유기체이며, 씨앗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다. 생각이 흐르기 때문이다.
‘내일까지 아이디어 몇 개 준비해 와라’가 불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리 준비해올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씨앗이 아니라 벽돌이다.
발상은 창의력의 일부일 뿐이다. 창의력은 ‘업무를 대하는 태도’나, ‘해내겠다는 의지’를 포함한다.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의 실패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함, 끝까지 해내겠다는 단호함이 창의력의 마무리다.
수많은 대안을 검토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진짜 프로는 ‘이게 괜찮다’ 확신을 갖고, 아이디어를 숙성하는 데 공들인다.
즉 아이디어의 정제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결정된 아이디어 하나를 치열하게 다듬는 것이다.
<카피, 표절>
기존 이미지의 콘셉트, 컨택스트를 얼마나 이해하고 적절히 참고했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와 가장 잘 부합하는 표현방법이 무엇인지 고민 끝에 찾아내어 참고한 거라면 카피했다는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 형태만 베끼는 것과는 결이 다름.
피카소의 ‘평범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형태와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모방에 불과하다. 왜 그런 형태와 스타일을 사용했는지, 어떻게 내 작품에 적용할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작품에 있어야 한다.
<아름다움>
Beauty의 어원은 그리스어 kallas이며, Fine Quality라는 의미다.
반면 한국어의 아름다움은 ‘한 아름’의 아름이다. 한 아름의 크기는 사람 팔길이에 따라 다르다. 즉 ‘자기다움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다.
광고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미디어다.
최대한 정제하고, 깔끔하게 다듬은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 사람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렇게 정제하는 과정에서 문학적 역량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근본적으로 기업의 마케팅은 예술이 아니다. 정제하기 위해 예술성이 필요한 것일 뿐.
소비자의 수준이 낮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소비자는 말장난이나 개그에도 반응을 보이지만, 콘셉트가 명확하고 잘 정제된 메시지를 전달해도 반응을 보인다. 취향을 낮잡아보면 낮은 거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좋은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교육을 받았건 아니건, 글을 쓰건 못 쓰건, 사람들은 좋은 건 바로 알아본다.
좋아졌다고 인지한다. 원인을 말하지 못할 뿐.
물론 그 시대의 민도는 있으므로, 시대 맥락을 알아야 광고도 존재의의가 있다.
<경험에 기반한 통찰>
팀으로 만든 결과물을 이길 수 있을 만큼 개인의 재능이 큰 경우는 지금까지 못 봤다.
능력을 지녔다 해도, 팀워크 깬 걸 상쇄할 만큼 능력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능력’은 팀으로, 조직 구성원으로 융화될 수 있는 역량을 포함한다.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듣지 않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조건은 그냥 들어준다.
고쳐달라고 했는데 안고쳐줘서 잘 안됐다는 불만을 감당할 수가 없다.
보통 세 번까지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한 걸 설득하고 제안하지만, 그 이상 넘어가면 원하는 대로 해준다.
고집과 자존심을 지키면서 일하려면, 굉장한 실력과 전문성이 필요했다. 존중해주지 않는 기업은 쳐냈다.
진정성 있게 작업하면, 누군가는 실력을 알아주고 존중해준다. 단, 실력은 필수다
젊은 세대를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며 틀렸다고 지적하는 게 꼰대 맞다.
젊은 세대가 가진 장점을 끌어올리는 것, 활용하려고 고민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그 시대에, 사람들이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뛰어난 성취는 단기간의 노력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실천이 축적된 결과다.
환경변화가 있어도 무엇인가를 매일 반복적으로 해내는 ritual은 그래서 중요하다.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복잡한 걸 단순하게 하는 것이 회의다.
해결책이 처음에는 복잡하게 떠오르지만, 생각이 정리될수록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조직>
관료제는 직급에 따라 기대치가 다르다.
경험상, 직급이 낮을수록 자기 의견과 취향을 반영한 선택을 주로 한다.
직급이 높을수록 전략적인 판단에 능하다.
조직이 사람을 쓸 때, 모두가 효율적인 일을 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뒤치다꺼리를 해야 함. 특히 신입일 땐 이런 일을 먼저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잘하는 상태가 있을 뿐.
그러면, 이 상태를 어떻게 뽑아낼 수 있는지가 조직문화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이었다.
큰 조직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스템 속의 개인은 주변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옆 부서는 3%인데 우리 부서는 7%니까 잘한 거다 -> 기준이 나에게 있지 않다.
회사의 프로세스나 지향점이 개인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관(觀)이 맞지 않는 경우인데, 특출한 개인이 모였다 해도 관이 맞지 않으면 성과를 내지 못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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