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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inspirit941 2024. 7. 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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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30년, 독서노트 15년으로 다져진 ‘인간 손웅정'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책
책 많이 읽으며 스스로 생각하기, 매사 겸손한 태도와 역지사지의 자세 함양하기.
‘추구하는 가치가 명확하며,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어른'의 표상을 볼 수 있다.



2010년부터 써 온 독서노트 중 여섯 권의 내용을 기반으로, 1년에 걸쳐 여러 차례 인터뷰한 내용이 기록된 책이다. 편집부의 문체 수정조차 거의 없이, 인터뷰 대화가 거의 그대로 수록된 것처럼 보인다.

 

대담은 가정, 노후, 품격, 운동, 사색, 리더, 코치, 부모 등 다양한 키워드로 분화되어 있다.

유소년축구 지도자라는 직업과 걸출한 운동선수 손흥민의 아버지라는 점 때문인지 부모 / 코치 관련 내용이 많은 편이다.




부모

 

부모는 부모, 자식은 자식이다. 자식이 한두살 나이 먹으면, 그만큼 부모는 물러나고 거리를 둬야 한다. 강연에서 이렇게 말하니까 ‘자식 키우면서 어떻게 너는 너, 나는 나 냉정하게 갈라칠 수 있냐'고 말하던데, 난 그게 이해가 안 된다.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라 인격체다. 사람이 다른 인격체를 소유하는 거 봤나?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 소리 나오면 끝난 거다. 막말로, 자식이 ‘그럼 날 왜 낳았냐, 내가 언제 낳아달라고 했냐' 하면 뭐라고 변명할 건가? 부모는 아이가 꿈을 찾도록 돕고, 아이의 꿈을 지지하고, 후원하고, 격려하며 몰두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꿈을 좇아 행복하다면, 10만원의 절반인 5만원만 벌어도 아이는 제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안 돼'로 끝내지 말고, ‘지금은 안 되는데 어떡할까, 같이 고민해볼까?’처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물음표를 던져줘야 한다.

 

왜 내 새끼 인생 자발적으로 선택한 건데, 남과 비교하며 살고 있나? 자식 연봉 높다고? 그거 자식 돈이지 부모 돈 아니다. 인생 짧은데 일만 하다가 죽을 건가? 자식 성공은 자식 거고, 부모 성공은 부모 거다. 자식 성공에 숟가락 얹을 생각하지 마라. 자식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부모가 할 일은 거기까지다.

 

자녀교육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아봤는데, 자녀한테 쩔쩔매는 부모가 많더라. 부부 역할이나 부모 역할을 배우지 못한 채 결혼하고 애를 낳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제 틀에 아이를 맞춰버린다. 자식이 뭘 좋아하고, 어떤 꿈을 꾸는지 관심이 없다. 

‘자식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알아볼 시도해봤나?’ 라고 반문하면 대답 못하는 학부모가 정말 많다. 손흥민 선수의 재능을 어떻게 알아보았냐는 질문이 많았는데, 저걸 시도했기 때문이다. 흥민이는 ‘축구하는 게 행복하다’는 꿈이 있었고, 나는 ‘행복한 축구선수로 만드는 게 행복하다'는 꿈이 있었다.



친구같은 부모는 틀렸다. 친구는 내 단점을 못고쳐준다. 안 되는 건 안된다고 말하는 게 부모여야 한다. 자녀 휴대폰 문제로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정작 본인부터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안 주면 자식이 찡찡거리니까 또 준다. 그럼 이미 부모가 진 거다.

 


코치

축구는 가르치는 게 다가 아니다. 스스로 머리를 써야 한다. 축구장에서 매순간 똑같은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응용이 불가능하다. 순간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유소년 대상으로는 전술훈련이 무의미하다.

 

축구는 ‘누가 더 빠르고 누가 더 섬세한가’의 싸움이다. 빠른 볼처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묘기 드리블 잘하면 축구 잘하는 줄 아는 게 애들 망치는 발상이다. 드리블은 볼 운반 기술이지, 사람 젖히려고 지랄하는 게 아니다. 급할 때, 볼 소유할 수 있을 정도로만 가르친다.

 

운동할 땐, 훈련할 땐 혹독해도 운동 끝나면 같이 웃고 까불고 한다. 서로 건드리지 않고 존중하면 아무 문제 없다. 선 넘지 않고, 자존심만 지키면 된다.

 

감독이 노력할수록 선수는 성장하고, 감독이 공부할수록 선수는 성공한다.

세상이 나빠지는 건, 공부 안 하는 사람이 지도자 노릇을 해서다.

 


 

이 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라고 하면 ‘독서’다. 좋은 부모, 좋은 코치,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정진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 독서만한 게 없다.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외우고 싶은 내용은 독서노트에 따로 기록하고 외웠다. 머리에 새긴 내용은 의식적으로 행동해서 몸에 습관으로 배기게 했다. 



책에서 손꼽을 수 있는 손웅정님의 가장 큰 품성은 ‘강직함'이었다. 추구하는 가치를 고집스러울 만큼 지켜내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부모로서의 교육관, 유소년 지도자로서의 가치관은 훌륭한 실력과 성품을 겸비한 손흥민이라는 존재로 증명되기도 했으니. 스스로 생각하는 어른이자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지도자로서의 철학이 돋보였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지식이나 지혜가 더해질 때 내가 얻는 게 많아 보이지만 이 가운데 버려야 할 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안다는 얘기도 되거든요. _「리더」 그릇도 왜 비워져 있어야 무언가를 담을 수 있잖아요. 비워진 그릇이 많으면 담을 것도 늘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는 애초에 그릇의 수 자체를 줄여버리는 거예요. _「청소」 저는 책을 읽기 전보다 책을 읽은 후에 조금은 나아진 사람이 된 것도 같다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도 같거든요. _「사색」 대한민국의 전 축구선수, 현 축구 지도자 손웅정 감독의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손웅정 감독이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수차례의 인터뷰를 책으로 묶었습니다. 재치 있고 적확한 문학적인 비유, 문제 해결의 연속인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신선한 관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유머러스하게 넌지시 일러주는 따뜻한 진심이 매력인 책으로 독자는 손웅정 감독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친근함과 그 기저에 자리한 담박한 철학에 깊이 감명받을 것입니다. 삶에서도 운동에서도 평생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이라 할 만한 이 책에서 다루는 열세 가지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리더, 코치, 부모, 청소, 운동, 독서, 사색, 통찰, 행복. 그야말로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이야기할 때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이지요. 이렇게나 바쁜데, 할일이 많은데, 책 읽는 시간이 어디 있냐고 묻는 이들에게 손웅정 감독은 답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 바쁘고 그렇다면 책 읽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야만 한다고요.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데 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겠느냐고요(「리더」). 우리 중 누구도 인생의 안내서를 받고 태어나는 사람이 없지만 책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요(「기본」).
저자
손웅정
출판
난다
출판일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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