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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inspirit941 2024. 8. 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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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의 성장법, 조직의 대응법을 소개한다.
개인은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빠르게 피드백 받고,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를 해결해가며 성장한다.
조직은 구성원이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같은 문제를 조직원이 협업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애자일의 철학은 훌륭하지만, 방법론으로서는 가치가 높지 않아 보인다. 범인들을 데리고도 효과를 낼 수 있어야 방법론 - 프레임워크 - 의 효능을 증명할 수 있는데, 애자일은 조직장의 수준높은 의사소통 역량이 필수다.
조직장의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면, 애자일 말고 다른 방법론을 적용해도 효과가 있을 텐데?

 

 

개발 업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애자일이다. 빠르고 유연한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적인 피드백, 개인의 성장 등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설명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막상 애자일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봤다. 애자일이 무엇이고, 개발조직이 애자일하게 운영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싶었다.

 

 

‘애자일’을 짧게 요약하면 ‘불확실한 환경에서, 정의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과 조직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방법론이다. 방법론의 핵심은 ‘함께 자라기' 이다. 조직은 ‘함께’ - 어떻게 조직 구성원들이 협업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율을 높일지 - 를 담당하고, 개인은 ‘자라기' - 어떻게 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지 - 를 담당한다.

 


 

개인의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은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학습결과는 적시에 / 자주 피드백 받고,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언급된다. 자기계발서에서도 많이 나오는 것들이라서 딱히 적을 만한 내용은 없지만, ‘개인의 역량’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는 내용이 좋았기에 소개한다.



개발자의 경우, 경력 연차는 직무성과와 통계적으로 상관성이 없다. 존 헌터, 프랭크 슈미트, 론다 헌터가 ‘채용 시 직무성과에 가장 효과적인 예측변수가 무엇인가‘를 수행한 1998년 연구에 따르면, 경력연차와 직무성과의 상관성은 0.18이었다. 통계적으로 0.2 이하의 수치는 약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관심사와 직무성과의 상관성도 0.1은 나온다. 즉 관심사만 보고 사람 뽑는 것과 별 차이 없는 셈.

 

전문가는 ‘고독한 천재'라는 스테레오타입이 있는데, 실제로 전문가는 전문지식이 뛰어난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 사회적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혼자 해낼 수 있는 역량은 물론이고, 같은 부탁을 해도 타인에게 훨씬 더 빨리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특히 사회적 자본으로 ‘신뢰’를 꼽았다. 전문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한 수준의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설득과 요청에 쉽게 응답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오히려, 사회적 자본과 기술 없이 도메인 지식만 높은 유형의 인물은 조직 내에서 지식의 확산과 성장에 방해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한다.

 




조직의 경우, ‘구성원 개인의 역량 성장이 조직에 전파되도록' 협력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조직장이 조직 구성원들에게서 ‘신뢰자본'을 얻고,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자본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능력 편차가 큰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의 경우 조직의 성과가 능력있는 개인의 성과만도 못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모든 구성원이 같은 그림을 머리에 그릴 수 있도록 시각화 도구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문제를 작업단위로 분할해서 구성원에게 하나하나 할당하는 방식은, 기한보다 빨리 업무가 끝나도 다른 구성원을 도와줄 유인이 없게 된다. 누군가 문제를 해결하며 축적한 지식을 다른 팀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전파할 이유도 없다. 여럿이서 같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면, 부족한 지식은 서로 채워주고 병목이 생기는 지점을 자발적으로 지원해주는 등 조직의 양적, 질적 성과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다만, 현실에서 애자일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나,
이름만 애자일이고 내용은 이상한 형태로 운영되는 조직 사례가 나오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애자일 방법론은 ‘함께 성장한다'는 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여러 접근법을 소개하지만, 모든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조직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다. 제품 주기를 짧게 가져가도록 / 작업물에 적극적으로 피드백할 수 있도록 팀원이나 상위조직을 설득하고, 고객이 프로덕트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애자일 코치'로 대표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저자도 이 책에서 ‘팀에 애자일 방법을 도입하려 했는데 설득이 잘 안 됩니다'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은 팀원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팀원들은 당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지' 역으로 물어보았다. 단순히 권력 있는 조직장이 한순간에 바꾸자고 되는 게 아니라, 조직장이 팀 내외부적으로 신뢰가 확실히 있는 상황일 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도 조직장만 신뢰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애자일 방법론을 수행하는 조직원 간에 어느 정도의 유대감과 신뢰가 있느냐에 따라서도 효과에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핵심은 ‘조직장이 어떻게 조직원에게 신뢰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지 / 조직원 간 신뢰자본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지’가 된다. 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를 얻는 방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방법이 공개되어 있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의 의지와 역량 문제라는 뜻이다. 신뢰자본이 확실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조직은, 애자일 방법론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인류사에서 성과를 내 왔다.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면, 조리법이 특출하지 않아도 맛이 평균 이상은 해주는 것과 같은 느낌.



결국은 ‘훌륭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있다고 할 때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의하기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애자일 방법론인데, 제일 어려운 문제인 ‘훌륭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을 구성하는 방법에서는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말하는 방법 대비 효과적이거나 특별하다고 볼 만한 게 없다.

 

 

 
함께 자라기
‘함께’는 협력을 말하고, ‘자라기’는 학습을 말합니다. 무엇이건 실제 바깥세상(야생)에 임팩트를 남기려면 혼자 힘으로만 되는 게 없습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매일 부대끼는 동료들과 함께. 스스로 변하고 싶지만 계속 실패하는 사람, 조직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하다가 오히려 데어본 사람,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사람,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 사람에게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제대로 된 방법을 알려줍니다.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어느 위치에 있든 상관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일하는 방법의 핵심과 통찰을 다룹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깨뜨리려면 모두가 같이 발전해야 합니다. 나 그리고 더 나아가 남을 변화시키는 삶에 대해 얘기합니다. - 직원을 뽑을 때 무엇이 그 사람의 실력을 가장 잘 예측할까 - 수십 년 같은 일을 해도 전문가가 안 되는 이유와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는 방법 -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잘하는 방안 - 리더의 역할과, 멘토링, 코칭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 빠른 학습 능력을 보이는 탁월한 팀의 비밀 - 조직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저자
김창준
출판
인사이트
출판일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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